동남아 여행비 늘어난다…태국 “입국세 받고 입장료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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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외국인엔 유적지 입장료 인상키로
베트남·발리도 ‘관광세 부과’ 대열 합류
“문화유산 보존 목적”… 여행객 줄어들라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해변에서 관광객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발리=AP 연합뉴스

앞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를 여행할 경우 지출액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한국인이 많이 찾는 나라가 외국인에 대해 입국세를 부과하거나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조치지만, 관광·여행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태국 까오솟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외국인에 대한 유적지 입장료 인상안을 의결했다. 이날부터 태국 전역 문화 유적지와 72개 국립 박물관에 적용된다.

입장료는 현행보다 30~100바트(약 1,125~3,750원)가량 오른다. 태국인에게 적용되는 가격보다 6~10배쯤 비싸다. 예컨대 방콕 국립박물관의 경우, 그간 태국인한테 티켓 값으로 1인당 30바트를, 외국인한테는 100바트를 각각 받았으나 앞으로 외국인 입장료는 200바트(약 7,500원)로 인상할 방침이다. 9월부터 태국 땅을 밟는 외국인들은 1인당 300바트(약 1만1,300원)의 입국세도 내야 한다.

인근 국가 상황도 비슷하다. 베트남은 5월부터 대표 관광지인 중부 꽝남성 호이안 고대도시(올드타운)를 방문하는 단체 관광객에게 입장료 명목으로 12만 동(약 7,000원)을 받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발리 역시 이르면 내년 6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5만 루피아(약 1만3,000원)의 관광세를 부과한다. ‘오버 투어리즘(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으로 몸살을 앓았던 유럽 국가들이 2018년을 전후해 관광세를 부과하거나 입장료를 올려 왔는데, 동남아시아도 이제 ‘세금 징수’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이들 국가는 외국 관광객으로부터 걷은 자금을 유적지 보존과 관광지 환경 개선에 사용해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조정부 장관은 지난해 관광객 200만 명이 발리에 다녀가면서 쓰레기가 늘어난 점을 언급하며 “관광세가 발리를 깨끗하게 하는 데 사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응우옌 반선 베트남 호이안시 인민위원장은 “입장료를 기반시설 구축, 환경 유지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업계는 불만을 토로한다. 인상 금액이 크지 않다 해도 예상치 못한 추가 지출을 해야 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심리적 저항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다. 다른 관광 국가와의 여행객 유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과도한 세금을 물렸다가 한발 물러선 사례도 있다. 남아시아 국가 부탄은 지난해 9월 ‘지속가능한 발전 비용’을 이유로 관광세를 기존의 하루 65달러(약 8만 원)에서 200달러(약 25만 원)로 3배 올렸다. 그러나 이후 관광객이 줄어들고 현지 여행업계 반발도 커지면서, 과세 규정을 완화했다. 8일간 부탄에 머무는 경우 4일 치 관광세를 지불하면 나머지 나흘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방식이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